0. 본방 사수 후 마음이 너무 울적해 졌어요.
1. 어제 9편 보고 예고편을 보니 오늘 NSS 본부가 털린다길래 집에 오는 길에 호두파이를 하나 사가지고 와서 샤워를 하고 커피 한 잔을 내린 다음 우아하고 섬세하게 드라마 시청 셋팅을 마쳤다.
외롭고 쓸쓸한 도시 루저로서 드라마를 보는 순간 만큼은 승리감에 도취되고 싶기에...
드라마 시작하고 5분 만에 너무 기가 차서 호두파이 씹어 삼켜버렸다.
이건 뭐랄까...너무 좀....
2. 나한테 2000만원을 주고 민족사관학교 기숙사 침투해서 성적표 빼돌리는 드라마 만들라고 시키면 이거보다 더 긴박감 넘치고 다이나믹한 16부작 드라마를 만들어 주마 썅. 아이리스보다 4편 적은 건 독립 제작의 한계니까 이해해라. 부족한 편성 분량은 스토리 다이제스트랑 제작 후기 영상으로 채우면 됨.
진짜로 시키면 난감하고.
3. 이건 대체.
아이리스를 OCN에서도 보고 KBS에서도 보지만 대체 이게 누구를 위해서 무슨 재미로 보라고 만든 드라마인지를 모르겠다. 일단 본격 액션물도 아니고 제대로 된 택티컬 밀리터리물도 아니다. 이런 이야기 하면 너넨 그러겠지. 이거 남자들 보라고 만든 드라마 아님. 여자들 재미있게 봄. 그거 완전 여자들 바보취급하는 발언이거든. 여자는 뭐 뇌도 없냐. 물론 내가 남자다만 총 쏘는 건 아예 망막에서 지워버리고 보려고 해도 도대체 저기서 왜 저렇게 전개가 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데 어쩔거야. 이병헌은 툭하면 어디 짱박히고 복면 쓰고 다니고 감시 카메라에 얼굴 찍힐까봐 고개 숙이고 다니고 탑은 내용에서 존재감이 없고 정준호는 배만 클로즈업하고. 김태희는 안 되는 것만 계속 시켜서 사랑스럽기보다는 무안하기만 하고(어제 2NE1 노래 따라부를 땐 내가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싶더라) 뭘 봐도 어색한데 어찌된 일이야 이게.
내가 좋은 방법을 가르쳐 줄께. 이쁜 구석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우리 집 근처에 YG 양 사장 사니까 동네 슈퍼에서 두부 한 모라도 더 사는 심정으로 이러는 거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크리에이티브의 기본인데 사람이 자기가 잘 하는 걸 잘 하려고 해야지, 못 하는 걸 잘 하려고 하면 안 된단 말이야. 만화 그리는 사람 중에 유명한 사람을 가지고 설명을 해보자. 강풀이 패션 업계를 무대로 한 만화를 그리면 얼마나 설득력없이 망측하겠고 천계영이 전방 부대 총기난사를 소재로 만화를 그리면 장면 하나하나가 얼마나 조잡시럽겠냐. 그래서 걔넨 그런 시도 안 하고 자기가 잘 그릴 수 있는 만화 그려서 사랑받고 좋은 평가 받잖아. 자기가 잘 하는 분야를 잘 하면 되는 거야.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은 좋은데 쓸데없는 과욕은 부리지 말자 응?
예를 들어 이런 거야. 괜히 지금처럼 방송국 지하 주차장 같은 데서 정보조직 비밀기지인 척 애쓰지 마. 아무도 그렇게 안 봐. 그러지 말고 너네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해. 처음 NSS 설정할 때부터 글러먹었어.
이병헌이랑 정준호가 처음 NSS에 들어갈 때부터 임팩트를 줬어야지.
"아니 이 곳은..."
"여기가 NSS의 비밀기지네."
"저희가 보기엔 최고급 명품 아파트나 청담동의 오피스텔처럼 보이는데요."
"하하하. 세상에 여기 정보조직 있습니다 티낼 일 있어? 돈은 좀 들지만 뭐, 이렇게 해놓으니까 일하기도 좋고, 평소에 어디 침투할 때 위화감도 적어서 좋더군. 자네들 자리는 저기일세."
"이거 가구 빛깔부터 다른데요..."
"이 친구들 우리 팀에 이번에 새로 들어온 냉장고 보면 기절하겠구만 하하하. NSS 김치 맛있다고 다른 정보부서까지 소문났다니깐."
대사만 읽어도 스폰서가 어떻게 붙을지 상상이 되지 않냐? 차라리 저렇게 나가자고. 너무 노골적이고 억지스럽지 않냐고? 선수 아닌 척 하지 마 왜 이래. 어차피 지금 방영하는 내용이랑 다를 것도 없잖아. 지금 나오는 북한 요원들이 전원 LG쵸콜렛폰 쓰는데 이거 어쩔거야. 심지어 북한에서 한국 오는 놈도 그거 가지고 오더라. 밀입국한 애들이 최신 폰 쓰는 건 무슨 설정이냐. 용산 전자상가 폰 매장에 고첩 박아놓고 브릿지폰 쓰는 거냐? 요원들은 다 기아 차 타고 다니고. 차종마다 고루 나오더라. 스폰서 받는 거 다 아는데 어차피 스폰서 붙는 거 제대로 붙이고 장면 묘사도 힘 넣어서 하자고. 어중간하게 미국 드라마처럼 장면 꾸미려고 하지 말고. 사람들이 서양화가 보기 좋다고 그런다고 집에 화선지랑 먹물 밖에 없는 동양화가가 램브란트 화풍 따라하려고 하면 그게 되겠냐. 할 줄 아는 거만 해 제발.
김태희 보직도 프로파일러가 뭐냐. 오늘 내가 본 게 10편째인데 걔 하는 일 중에 뭐가 프로파일링인지를 모르겠다. 혹시 프로레슬러랑 착각한 거 아니냐? 오늘 보니까 북한 요원 하나한테 암바 걸어서 죽이더라. 어디서 본 거 가지고 설정 만들지 말고 좀 더 너네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캐릭터로 설정을 잡아. 설마 프로파일러로 보이는 얼굴 성형(link) 때문에 그런 설정 잡은 거냐?
"소개하지. 이번에 새로 온 최승희 요원이야. 신용카드 정보해킹이나 휴대폰 신상정보 해킹 등 첨단 범죄 분석을 담당하지."
"팀장님두 참... 제 소개가 너무 거창한 거 아니에요? 저 그냥 하루 종일 신용카드랑 휴대폰만 들여다 보는 일인 걸요? 후훗."
얼마나 자연스럽고 상큼해. 스폰서 따기도 좋고 배우하고도 잘 어울리잖아. 일은 이렇게 하는 거야. 미국 드라마엔 왜 택티컬한 직업이나 묘사가 많이 나오냐고? 걔넨 그걸로 스폰서 따잖아. 24에서 잭 바우어가 시그 사우어 P226 쓰면 그 총이 팔리는 게 미국이야. 실총 안 사면 비슷하게 생긴 장난감 총 사서 가질 수도 있어. 걔넨 그게 돈이 되니까 그걸 하는 거야. 근데 너네가 왜 총을 써.
총 쓰는 장면 찍지 마. 어차피 실제 총기 판매도 안 되는 나라잖아. 이 드라마로 인한 상업적 효과가 제로야. 설마 기관 요원들이나 현역 군경들이 이 드라마 보고 "아 우리도 총 바꿔야 겠어." 그러겠냐? 그렇다고 니네 드라마에 나오는 총 보고 다 큰 어른들이 비슷하게 생긴 장난감 사려고 하면 드라마 보고 모형 총 팔린다고 좋아하긴 커녕 범죄 악용 된다고 엄한 사람들 범죄 준비자로 몰아서 후두려깔 거잖아. 서로 도움도 안 되고 짜증만 나는 거 건드리지도 말자고. 너네도 배우들 몸에 화약 냄새 배고 이거저거 신경 쓸 거 많고 총의 어디가 방아쇠고 탄창인지 모르는 인간들끼리 일하려니 짜증만 나잖아. 그냥 건드리지 마. 언제부터 한국이 총 구경하는 나라였다고 드라마에 총 등장시키고 그래.
미식계에는 미각 삼대라는 말이 있어. 뛰어난 미각은 한 사람이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한 집안에서 삼대에 걸쳐서 계속 좋은 걸 먹고 훈련시키고 지혜를 물려주면서 쌓아올려지는 탑과 같은 영역이라는 엄격한 말이야.
총도 마찬가지야. 미국 분들 총 쏘는 게 우습게 보이냐? 그 분들 독립국가 되기 전부터 집에 총 놓고 살던 분들이야. 나라의 역사보다 무슨 총으로 뭘 할까 고민한 역사가 더 긴 나라야. 그런 풍토에서 총에 대한 이해가 다를 수 밖에 없고 총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가 성숙할 수 밖에 없는 거 아니냐. 괜히 따라가려고 하지 마. 한국 영상에서 무슨 총이냐. 난 배우들이 방아쇠 잘못 당겨서 죽은 사람 없는 게 정말 신기하다. 아니면 벌써 몇 죽었는데 니네가 덮었던지.

눈이 있으면 니네가 찍어놓은 걸 봐. 저게 김태희냐? 총 들고 자세 안 나와서 어버버하는 저 어정쩡하고 짜리몽땅한 수줍은 뒷모습의 어디에 브이라인 CF퀸의 아름다움과 매력이 있냐. 저러고 다니면 사람같지도 않아서 마을 버스 기사들이 실수로 치어죽일지도 몰라.
지금 이 드라마 말이다. 아무도 승리자가 없는 공통 루저 상황이잖아? 총질 하는 거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지루하고 총질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보기엔 짜증나고. 어느쪽도 만족시킬 수 없으면 그냥 빼버리면 되는 거야.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배용준이나 최지우도 총 안 쏘면서도 해외시장에서 얼굴 잘 팔면서 살아왔는데 왜 갑자기 총질하는 정보원 설정으로 나가고 그래. 계속 할 수 있는 것만 잘 해. 제발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이번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습니다 이런 거 하지 마. 절대 하지 마. 너넨 그게 되는 애들이 아냐. 오늘 10회에서 북한 요원 하나 침투하다가 문 잘못 만져서 전기감전되서 죽더라. 난 순간 오스틴 파워즈인 줄 알았어. 개그하려고 집어넣은 장면이면 배경에 방청객 웃음소리.wav 넣어줬어야지. 사람들 웃는 타이밍인 줄 모르고 안 웃잖아. 웃기는 장면이 아니었다고? 설마 그럴 리가... 해피 투게더에 그 장면 나오고 출연자들이 다 웃으면 딱일 거 같은데.
본편보다 드라마 끝나고 나오는 소녀시대 삼양라면 광고가 더 긴장감 넘치고 뒷 이야기가 궁금하니 대체 이걸 어쩔 거냐고.
너네 툭하면 원래 내용은 좋은데 편집 때문에 그러니까 이해하란 소리도 그만 해. 너네가 뭐 좋은 재료 사놓고 칼이 안 좋아서 회 맛이 좀 그러니까 이해하고 먹으라는 횟집이냐. 민간인들이 방송 쪽 모른다고 "아 편집이 그래서 그런 거구나. 난 또 하하하" 이럴 줄 알지? 요즘 방송국 다니다 때려친 애들 많아서 너네가 조금만 삑사리 치면 다음날 "전직 방송국 AD가 보는 이번 방송의 진실" 이런 글 올라와. 어디서 약을 팔아 진짜.
그리고 오늘도 탑 안 나오더라. 너네 때문에 소녀 팬들 성격 거칠어져서 얌전한 사람들이 덩달아 피곤해. 차라리 NSS 요원들이랑 북한 요원들 총격전 하는 장면을 빼버리고 탑이 샤워룸에서 머리 감으면서 "지금 쯤 NSS가 습격받고 있겠군... 거기라면 쓰레기 수거차량을 이용해서 지하 주차장을 통해 침투하는 게 최고지..." 이렇게 독백하고 몸 닦은 다음 얼굴에 스킨 로션 바르면서 이병헌 회상하는 장면을 집어넣어. 그게 오늘 나온 총격전보다 더 긴박감 넘치고 영상미 있겠다.
주연급 아니면 메인 포스터에 얼굴 박지를 말던가. 탑은 안 나오고 할렐루야 노래만 넣으면 어쩌자는 거냐. 물론 우리 집 옆 블럭 사는 양 사장님 때문에 드라마에 들어간 건 알지만 그럼 거기에 맞게 좀 역할 배분을 하던가 홍보를 설득력 있게 하던가 해야지. 이게 뭐냐 이게. 게맛살엔 게가 안 들어있습니다도 아니고.
차라리 시판되는 공산품처럼 드라마 내 출연자 출연빈도 표시를 하던가. 이 갈비탕 팩에는 미국산 소고기 87%, 국산 닭고기 3%, 중국산 꾀꼬리 14%, 그 외 각종 화학 첨가물 5.99 %가 들어있습니다 이러는 것처럼 이 드라마에는 이병헌이 32%, 정준호가 25%, 김태희가 40%, 탑은 4%, 나머지 연기자와 민간인이 그 외 분량으로 출연합니다 이렇게. 서로 살자 좀.
20부작 드라마가 지금 10부째인데 레임 덕 일어나는 거 어쩔거야 대체.
뭐 내가 보기엔 이래도 시청률 높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더 많으면 니네가 이기는 거다만. 그렇게 이기면 좋냐?
niMishel 091112 2336.
1. 어제 9편 보고 예고편을 보니 오늘 NSS 본부가 털린다길래 집에 오는 길에 호두파이를 하나 사가지고 와서 샤워를 하고 커피 한 잔을 내린 다음 우아하고 섬세하게 드라마 시청 셋팅을 마쳤다.
외롭고 쓸쓸한 도시 루저로서 드라마를 보는 순간 만큼은 승리감에 도취되고 싶기에...
드라마 시작하고 5분 만에 너무 기가 차서 호두파이 씹어 삼켜버렸다.
이건 뭐랄까...너무 좀....
2. 나한테 2000만원을 주고 민족사관학교 기숙사 침투해서 성적표 빼돌리는 드라마 만들라고 시키면 이거보다 더 긴박감 넘치고 다이나믹한 16부작 드라마를 만들어 주마 썅. 아이리스보다 4편 적은 건 독립 제작의 한계니까 이해해라. 부족한 편성 분량은 스토리 다이제스트랑 제작 후기 영상으로 채우면 됨.
진짜로 시키면 난감하고.
3. 이건 대체.
아이리스를 OCN에서도 보고 KBS에서도 보지만 대체 이게 누구를 위해서 무슨 재미로 보라고 만든 드라마인지를 모르겠다. 일단 본격 액션물도 아니고 제대로 된 택티컬 밀리터리물도 아니다. 이런 이야기 하면 너넨 그러겠지. 이거 남자들 보라고 만든 드라마 아님. 여자들 재미있게 봄. 그거 완전 여자들 바보취급하는 발언이거든. 여자는 뭐 뇌도 없냐. 물론 내가 남자다만 총 쏘는 건 아예 망막에서 지워버리고 보려고 해도 도대체 저기서 왜 저렇게 전개가 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데 어쩔거야. 이병헌은 툭하면 어디 짱박히고 복면 쓰고 다니고 감시 카메라에 얼굴 찍힐까봐 고개 숙이고 다니고 탑은 내용에서 존재감이 없고 정준호는 배만 클로즈업하고. 김태희는 안 되는 것만 계속 시켜서 사랑스럽기보다는 무안하기만 하고(어제 2NE1 노래 따라부를 땐 내가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싶더라) 뭘 봐도 어색한데 어찌된 일이야 이게.
내가 좋은 방법을 가르쳐 줄께. 이쁜 구석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우리 집 근처에 YG 양 사장 사니까 동네 슈퍼에서 두부 한 모라도 더 사는 심정으로 이러는 거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크리에이티브의 기본인데 사람이 자기가 잘 하는 걸 잘 하려고 해야지, 못 하는 걸 잘 하려고 하면 안 된단 말이야. 만화 그리는 사람 중에 유명한 사람을 가지고 설명을 해보자. 강풀이 패션 업계를 무대로 한 만화를 그리면 얼마나 설득력없이 망측하겠고 천계영이 전방 부대 총기난사를 소재로 만화를 그리면 장면 하나하나가 얼마나 조잡시럽겠냐. 그래서 걔넨 그런 시도 안 하고 자기가 잘 그릴 수 있는 만화 그려서 사랑받고 좋은 평가 받잖아. 자기가 잘 하는 분야를 잘 하면 되는 거야.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은 좋은데 쓸데없는 과욕은 부리지 말자 응?
예를 들어 이런 거야. 괜히 지금처럼 방송국 지하 주차장 같은 데서 정보조직 비밀기지인 척 애쓰지 마. 아무도 그렇게 안 봐. 그러지 말고 너네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해. 처음 NSS 설정할 때부터 글러먹었어.
이병헌이랑 정준호가 처음 NSS에 들어갈 때부터 임팩트를 줬어야지.
"아니 이 곳은..."
"여기가 NSS의 비밀기지네."
"저희가 보기엔 최고급 명품 아파트나 청담동의 오피스텔처럼 보이는데요."
"하하하. 세상에 여기 정보조직 있습니다 티낼 일 있어? 돈은 좀 들지만 뭐, 이렇게 해놓으니까 일하기도 좋고, 평소에 어디 침투할 때 위화감도 적어서 좋더군. 자네들 자리는 저기일세."
"이거 가구 빛깔부터 다른데요..."
"이 친구들 우리 팀에 이번에 새로 들어온 냉장고 보면 기절하겠구만 하하하. NSS 김치 맛있다고 다른 정보부서까지 소문났다니깐."
대사만 읽어도 스폰서가 어떻게 붙을지 상상이 되지 않냐? 차라리 저렇게 나가자고. 너무 노골적이고 억지스럽지 않냐고? 선수 아닌 척 하지 마 왜 이래. 어차피 지금 방영하는 내용이랑 다를 것도 없잖아. 지금 나오는 북한 요원들이 전원 LG쵸콜렛폰 쓰는데 이거 어쩔거야. 심지어 북한에서 한국 오는 놈도 그거 가지고 오더라. 밀입국한 애들이 최신 폰 쓰는 건 무슨 설정이냐. 용산 전자상가 폰 매장에 고첩 박아놓고 브릿지폰 쓰는 거냐? 요원들은 다 기아 차 타고 다니고. 차종마다 고루 나오더라. 스폰서 받는 거 다 아는데 어차피 스폰서 붙는 거 제대로 붙이고 장면 묘사도 힘 넣어서 하자고. 어중간하게 미국 드라마처럼 장면 꾸미려고 하지 말고. 사람들이 서양화가 보기 좋다고 그런다고 집에 화선지랑 먹물 밖에 없는 동양화가가 램브란트 화풍 따라하려고 하면 그게 되겠냐. 할 줄 아는 거만 해 제발.
김태희 보직도 프로파일러가 뭐냐. 오늘 내가 본 게 10편째인데 걔 하는 일 중에 뭐가 프로파일링인지를 모르겠다. 혹시 프로레슬러랑 착각한 거 아니냐? 오늘 보니까 북한 요원 하나한테 암바 걸어서 죽이더라. 어디서 본 거 가지고 설정 만들지 말고 좀 더 너네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캐릭터로 설정을 잡아. 설마 프로파일러로 보이는 얼굴 성형(link) 때문에 그런 설정 잡은 거냐?
"소개하지. 이번에 새로 온 최승희 요원이야. 신용카드 정보해킹이나 휴대폰 신상정보 해킹 등 첨단 범죄 분석을 담당하지."
"팀장님두 참... 제 소개가 너무 거창한 거 아니에요? 저 그냥 하루 종일 신용카드랑 휴대폰만 들여다 보는 일인 걸요? 후훗."
얼마나 자연스럽고 상큼해. 스폰서 따기도 좋고 배우하고도 잘 어울리잖아. 일은 이렇게 하는 거야. 미국 드라마엔 왜 택티컬한 직업이나 묘사가 많이 나오냐고? 걔넨 그걸로 스폰서 따잖아. 24에서 잭 바우어가 시그 사우어 P226 쓰면 그 총이 팔리는 게 미국이야. 실총 안 사면 비슷하게 생긴 장난감 총 사서 가질 수도 있어. 걔넨 그게 돈이 되니까 그걸 하는 거야. 근데 너네가 왜 총을 써.
총 쓰는 장면 찍지 마. 어차피 실제 총기 판매도 안 되는 나라잖아. 이 드라마로 인한 상업적 효과가 제로야. 설마 기관 요원들이나 현역 군경들이 이 드라마 보고 "아 우리도 총 바꿔야 겠어." 그러겠냐? 그렇다고 니네 드라마에 나오는 총 보고 다 큰 어른들이 비슷하게 생긴 장난감 사려고 하면 드라마 보고 모형 총 팔린다고 좋아하긴 커녕 범죄 악용 된다고 엄한 사람들 범죄 준비자로 몰아서 후두려깔 거잖아. 서로 도움도 안 되고 짜증만 나는 거 건드리지도 말자고. 너네도 배우들 몸에 화약 냄새 배고 이거저거 신경 쓸 거 많고 총의 어디가 방아쇠고 탄창인지 모르는 인간들끼리 일하려니 짜증만 나잖아. 그냥 건드리지 마. 언제부터 한국이 총 구경하는 나라였다고 드라마에 총 등장시키고 그래.
미식계에는 미각 삼대라는 말이 있어. 뛰어난 미각은 한 사람이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한 집안에서 삼대에 걸쳐서 계속 좋은 걸 먹고 훈련시키고 지혜를 물려주면서 쌓아올려지는 탑과 같은 영역이라는 엄격한 말이야.
총도 마찬가지야. 미국 분들 총 쏘는 게 우습게 보이냐? 그 분들 독립국가 되기 전부터 집에 총 놓고 살던 분들이야. 나라의 역사보다 무슨 총으로 뭘 할까 고민한 역사가 더 긴 나라야. 그런 풍토에서 총에 대한 이해가 다를 수 밖에 없고 총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가 성숙할 수 밖에 없는 거 아니냐. 괜히 따라가려고 하지 마. 한국 영상에서 무슨 총이냐. 난 배우들이 방아쇠 잘못 당겨서 죽은 사람 없는 게 정말 신기하다. 아니면 벌써 몇 죽었는데 니네가 덮었던지.
눈이 있으면 니네가 찍어놓은 걸 봐. 저게 김태희냐? 총 들고 자세 안 나와서 어버버하는 저 어정쩡하고 짜리몽땅한 수줍은 뒷모습의 어디에 브이라인 CF퀸의 아름다움과 매력이 있냐. 저러고 다니면 사람같지도 않아서 마을 버스 기사들이 실수로 치어죽일지도 몰라.
지금 이 드라마 말이다. 아무도 승리자가 없는 공통 루저 상황이잖아? 총질 하는 거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지루하고 총질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보기엔 짜증나고. 어느쪽도 만족시킬 수 없으면 그냥 빼버리면 되는 거야.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배용준이나 최지우도 총 안 쏘면서도 해외시장에서 얼굴 잘 팔면서 살아왔는데 왜 갑자기 총질하는 정보원 설정으로 나가고 그래. 계속 할 수 있는 것만 잘 해. 제발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이번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습니다 이런 거 하지 마. 절대 하지 마. 너넨 그게 되는 애들이 아냐. 오늘 10회에서 북한 요원 하나 침투하다가 문 잘못 만져서 전기감전되서 죽더라. 난 순간 오스틴 파워즈인 줄 알았어. 개그하려고 집어넣은 장면이면 배경에 방청객 웃음소리.wav 넣어줬어야지. 사람들 웃는 타이밍인 줄 모르고 안 웃잖아. 웃기는 장면이 아니었다고? 설마 그럴 리가... 해피 투게더에 그 장면 나오고 출연자들이 다 웃으면 딱일 거 같은데.
본편보다 드라마 끝나고 나오는 소녀시대 삼양라면 광고가 더 긴장감 넘치고 뒷 이야기가 궁금하니 대체 이걸 어쩔 거냐고.
너네 툭하면 원래 내용은 좋은데 편집 때문에 그러니까 이해하란 소리도 그만 해. 너네가 뭐 좋은 재료 사놓고 칼이 안 좋아서 회 맛이 좀 그러니까 이해하고 먹으라는 횟집이냐. 민간인들이 방송 쪽 모른다고 "아 편집이 그래서 그런 거구나. 난 또 하하하" 이럴 줄 알지? 요즘 방송국 다니다 때려친 애들 많아서 너네가 조금만 삑사리 치면 다음날 "전직 방송국 AD가 보는 이번 방송의 진실" 이런 글 올라와. 어디서 약을 팔아 진짜.
그리고 오늘도 탑 안 나오더라. 너네 때문에 소녀 팬들 성격 거칠어져서 얌전한 사람들이 덩달아 피곤해. 차라리 NSS 요원들이랑 북한 요원들 총격전 하는 장면을 빼버리고 탑이 샤워룸에서 머리 감으면서 "지금 쯤 NSS가 습격받고 있겠군... 거기라면 쓰레기 수거차량을 이용해서 지하 주차장을 통해 침투하는 게 최고지..." 이렇게 독백하고 몸 닦은 다음 얼굴에 스킨 로션 바르면서 이병헌 회상하는 장면을 집어넣어. 그게 오늘 나온 총격전보다 더 긴박감 넘치고 영상미 있겠다.
주연급 아니면 메인 포스터에 얼굴 박지를 말던가. 탑은 안 나오고 할렐루야 노래만 넣으면 어쩌자는 거냐. 물론 우리 집 옆 블럭 사는 양 사장님 때문에 드라마에 들어간 건 알지만 그럼 거기에 맞게 좀 역할 배분을 하던가 홍보를 설득력 있게 하던가 해야지. 이게 뭐냐 이게. 게맛살엔 게가 안 들어있습니다도 아니고.
차라리 시판되는 공산품처럼 드라마 내 출연자 출연빈도 표시를 하던가. 이 갈비탕 팩에는 미국산 소고기 87%, 국산 닭고기 3%, 중국산 꾀꼬리 14%, 그 외 각종 화학 첨가물 5.99 %가 들어있습니다 이러는 것처럼 이 드라마에는 이병헌이 32%, 정준호가 25%, 김태희가 40%, 탑은 4%, 나머지 연기자와 민간인이 그 외 분량으로 출연합니다 이렇게. 서로 살자 좀.
20부작 드라마가 지금 10부째인데 레임 덕 일어나는 거 어쩔거야 대체.
뭐 내가 보기엔 이래도 시청률 높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더 많으면 니네가 이기는 거다만. 그렇게 이기면 좋냐?
niMishel 09111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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