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미친 짓.










1. 몇년 전 '제멋대로 카이조' 단행본 3권의 관혼상제 에피소드를 읽고 12월 24일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네로와 파트라슈가 운명한 슬픈 날이 아니던가.
그 뒤 매년 12월 24일 즈음이 되면 루벤스의 그림을 검색해서 찾아보곤 하였다. 그렇게 계속 보다보니 네로와 파트라슈의 시체 위로 택티컬한 아기 천사들이 현장을 확보하며 내려오는 모습이 겹쳐 보였다. 아무래도 이건 내가 그리지 않으면 안될 거 같았다.
2. 12월 24일 중에 루벤스풍의 택티컬한 아기천사들 그림을 완성하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하다보니 작업량이 무지 많아져 버렸다. 새벽 2시에 아기천사 궁둥이에 색칠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니 심각한 회의감이 들어서 때려칠 뻔 했지만 이틀 동안 작업한 마지막 단계이니 인내로 극복하였다. 이, 인내...
물론 루벤스풍이라곤 해도 루벤스 그림체를 완전히 따라하지는 못 했다. 세계적인 거장의 그림을 고작 이틀 사이에 따라그릴 수 있다면 갤러리 페이크같은 만화가 32권까지 연재될 리가 없지.
레이아웃은 마음에 들게 됐지만 채색과 전체적인 완성도가 바라던 정도가 아니다. 포토샵으로 고전 명화의 방식을 따라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걸까. 페인터를 다시 연습해야 하나?
아기들 그리다 보니 너무 힘들다. 내 평생 애새끼 그릴 일이 몇 번이나 있었겠어... 아기 몸의 토실토실함을 선으로 표현하다가 실수하면 격투왕 바키가 되버린다. ㄷㄷㄷ
파트라슈가 대체 무슨 개인지 모르겠다. 일본에서도 이게 무슨 개인지에 대해서 아직 정립되지가 않았다고... 어릴 적엔 그냥 큰 개라 생각했는데 커서 다시 보니 이거 정말 이상한 개다.
네로가 죽기 전엔 맛이 가서 신발도 벗고 맨발로 죽어가는데 발가락 그리기가 너무 지겨워서 그냥 나막신을 신겨 버렸다.
아 이제 자야지...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기분이다. 이대로 자면 네로랑 파트라슈를 만날 거 같아. ㅠㅠ)/;;
niMishl 101225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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